최근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추측의 난장판이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비판했다.
WP는 5일(현지시간) ‘김정은은 결국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CNN과 다른 매체들은 그가 임종했다고 보도했을까’ 제하의 기사에서 “김정은은 (분명히) 살아있고 (짐작컨대) 잘 있다. 그는 지난 주말 평양 외곽의 새로운 비료 공장 리본을 자르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는 지난 몇 주 간 김정은 건강과 관련해 광란의 시간을 보낸 CNN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언론과 정보 기관들에게 다소 불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지난 몇 주 간 전 세계 언론은 김 위원장이 혼수상태 또는 뇌사에 빠졌다거나 심지어 사망했다고까지 보도했다면서 “(그러나)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명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료공장 사진은 김 위원장에 대한 보도가 오보와 부정확한 정보, 절반의 또는 완전한 추측의 난장판(farrago)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WP는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한 추측 보도는 데일리NK에서 나왔다며 이 매체의 보도는 종종 익명의 출처에 근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보도는 김 위원장이 같은 달 11일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주장의 근거에 다소 피상적인 맥락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NK뉴스는 4월20일자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심혈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특이 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도화선엔 불이 붙었다.
CNN은 4월21일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이 보도는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속보로 타전했고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MSNBC 앵커 케이티 터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했고, 몇 분 뒤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며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블룸버그통신 백악관 출입기자 제니퍼 제이콥스도 비슷한 시간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지난주 심장수술을 받았고 그가 살아 있더라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며 “미 정부가 그의 생존 여부를 확실하게 알지 못하며 사망했을 때를 대비해 누가 후계자로 오를지 살펴보고 있다”고 올렸다.
전 세계 많은 언론들 역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후계자로 주목하며 사태를 비약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3일 언론 브리핑에서 CNN 보도는 ‘잘못됐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잘 모른다.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가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며칠 뒤엔 “좋은 생각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그저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해 ‘암호 같은’ 말을 했다.
WP는 그러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보도할 땐 항상 엄격해야 한다”며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과 같이 확인하기 쉽지 않고 민감한 정보에 대해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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