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동요나 소설, 드라마의 제목이 될 정도로 누구나 꿈꾸는 이상이다.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은 행복한 가정생활을 그린 그림으로 유명하다. 아름답게 가꾼 집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가족을 그린 그의 그림은 마치 ‘행복은 이런 거야’ 일러주는 모범 답안 같다.
이 그림 속엔 그의 집 부엌을 배경으로 화가의 아내와 어린 두 딸이 등장한다. 커다란 식탁 위엔 꽃병과 조명, 음료수 쟁반, 과일과 간식이 잔뜩 담긴 그릇, 고급 찻잔 세트 등이 놓여 있다. 식탁에 앉은 아이들은 상기된 표정과 눈빛으로 우리를 보고 있고, 오른쪽 선반 앞에 선 아내는 술병에 손을 뻗고 있다. 수도원에서 만든 베네딕틴 리큐어가 아마도 식탁을 장식할 마지막 주인공인 듯하다. 뒤쪽 식탁 위에는 촛불과 함께 카드가 놓여 있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제 곧 카드게임이 시작되려나 보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는 이유다. 장식장을 가득 채운 식기, 가지런히 정돈된 살림살이, 식탁 위 풍성한 음식, 심플하면서도 안락해 보이는 가구와 예쁜 장식은 이 가족의 행복을 대변하는 듯하다.
지독한 가난과 아버지의 학대 속에 자랐던 라르손에게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은 늘 꿈꾸고 동경하던 세계였다. 프랑스 파리에 유학까지 갔지만 화가로 성공하지 못해 우울했던 그에게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건 아내 카린이었다. 아내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낡은 시골집을 남편과 함께 손수 고치고 꾸미면서 이곳에서 여덟 남매를 낳아 길렀다. 식구가 늘 때마다 필요한 가구는 직접 디자인해 만들었다. 그것을 남편에게 그려 보라고 제안한 것도 카린이었다. 라르손은 자신의 즐거운 집을 묘사한 삽화집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그의 집은 북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의 집이 됐다. 또 이 부부가 꾸민 집안 풍경은 스웨덴 실내 디자인의 표준이 됐고, 스웨덴을 대표하는 가구회사 이케아의 모델이 되었다. 훗날 라르손은 자서전에 그의 가족과 집이 생애 최고의 걸작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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