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수업 시작 후 열이 나는 등 몸이 아픈 학생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받는다. 교외체험학습 허용 대상에 ‘가정학습’이 포함돼 감염 우려로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처리된다. 사실상 ‘등교 선택권’이 허용된 셈이다.
○ 아파도, 안 아파도 출석 인정
교육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등교 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 1주일 전부터 매일 아침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자가진단 설문을 제출해야 한다. 38도 이상의 열이 있는지, 인후통이나 기침이 있는지 등의 5가지 설문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등교할 수 없다. 출석은 인정된다. 이를 악용해 장기간 학교에 가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교육부는 “등교를 못 하는 상황이 3, 4일 지속되면 학교가 보건소와 협의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음성 판정이 나오면 출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 증상자는 등교 중지 기간도 출석으로 인정한다. 기저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고위험군 학생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일 때 한해 학교장 허가 및 의사 소견서나 학부모 확인서를 갖추면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된다.
교육부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또는 ‘경계’일 때 한해 교외체험학습의 신청·승인 사유에 ‘가정학습’을 포함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가정학습을 신청할 경우 견학이나 여행을 갈 때처럼 미리 학교에 신청서(학습계획서)를 내고 사후에 결과보고서를 내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등교 수업 이전에 신청서를 내고 승인을 받으면 첫날부터 학교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상당수 학교가 학칙으로 ‘학기 시작 직후에는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이미 온라인 개학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외체험학습 인정 기간은 시도 및 학교마다 다르다. 원칙적으로 학교장 권한이지만, 시도별로 가이드라인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수업일수의 10% 이하’까지 인정한다. 이를 따르는 학교라면 올해 내에 17일까지 허용된다. 다만 시도 및 학교별 규정에 따라 이 기간을 한 번에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교육청은 ‘연속 10일 이내’, 전북의 한 초등학교는 ‘한 번에 최대 5일’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각 학교가 모둠형 수행평가를 지양하고, 학년별로 시험 시간을 차등 운영하도록 했다. 시험 범위에는 원격수업 기간 중 학습한 내용도 포함된다.
교육부는 확진자가 발생해 학교 전체가 시험을 치를 수 없는 경우 우선 시험 일정을 조정하고, 불가능하면 학교가 교육청과 협의해 인정점 부여 기준이나 대체 시험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일부 학생이 시험을 못 볼 경우에 대비해 각 학교가 학업성적관리규정에 인정점 부여 방식을 규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각 학교가 전년도 2학기 성적을 올해 성적으로 인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며 “시험 전에 미리 방식을 확정해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 창문 일부 열고 에어컨 가동
교육부는 “모든 창문을 3분의 1 이상 열어둔다면 에어컨을 켤 수 있다”는 내용의 새로운 방역지침도 공개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면 효율이 떨어져 학생들이 덥다며 마스크를 벗거나 창문을 닫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는 건 에너지 낭비도 심하고 환기가 잘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수업 중에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다가 쉬는 시간에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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