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독제인 ‘35% 과산화수소’를 비염, 당뇨병, 암에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 판매제조사가 당국에 적발됐다. 마실 수 없는 소독제를 식용 가능한 제품인 것처럼 속였다. 병원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독제는 과산화수소, 에탄올, 베타딘 등 3가지.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소독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과산화수소는 무엇인가.
“과산화수소는 화학기호가 H2O2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성분이다. 거품을 내면서 균의 막을 파괴시켜 세균을 죽인다. 소독할 땐 에탄올이 주로 쓰이지만, 수술 이후 창상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상처가 많고 지저분할 때는 과산화수소를 사용한다. 과산화수소로 고름을 제거하거나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한다. 당뇨병과 암, 탈모 등 다른 질병의 치료 용도로 음용하는 건 절대 불가다.”
―일각에서 과산화수소를 음용해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데….
“놀랄 만한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불안한 심리와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에탄올과 과산화수소로 환경 표면에 오염된 코로나19를 소독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를 마음대로 해석한 게 아닌가 싶다. 절대 과산화수소를 음용하면 안 된다.”
―에탄올은 어디에 사용되는가.
“대부분의 손 소독제에 사용된다. 보통 에탄올 농도가 60% 이상이면 손 소독제로 충분하다. 병원에선 환자들의 피부 상처나 감염된 창상을 소독할 때 에탄올을 사용한다.”
―에탄올을 마시면 어떻게 되나.
“고농도의 소독용 에탄올은 몸에 흡수되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입안, 위 점막세포를 모두 손상시킬 수 있고, 혈액 내 흡수돼 급성알코올 중독을 일으키면 매우 위험하다. 이란에선 올 3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했을 때 소독용으로 사용해야 할 에탄올을 마신 사람이 있었다. 특히 공업용 알코올인 메탄올을 마시고 눈이 멀거나 사망하기도 했다.”
―빨간약도 있던데….
“빨간약으로 불리는 베타딘은 집에 상비약으로 하나씩 갖고 있는 상처 소독제다. 빨간약 성분은 ‘포비돈 요오드’로 기존에 나온 요오드팅크에 비해 피부 자극을 낮춘 제품이다. 이런 이유로 인후염 치료제인 ‘베타딘 인후스프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베타딘 인후스프레이’는 구강용 스프레이로, 올바르게 입안에 분사해 사용하면 안전상 문제가 없다. 베타딘 소독제는 앞서 사스 및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해 항바이러스 소독 효과를 입증했으며, 현재 코로나19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소독제 중에선 마무리용 또는 수술 전 단계에 사용하는 소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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