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난화 속도, 지구 전체 평균 2배 수준…2100년경 사과 배 실종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8일 17시 00분


현재 대비 21세기 말 시나리오별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폭 예상도. RCP 값이 높을수록 현재와 비슷한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한다. (기상청 제공) © 뉴스1
현재 대비 21세기 말 시나리오별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폭 예상도. RCP 값이 높을수록 현재와 비슷한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한다. (기상청 제공) © 뉴스1
2016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는 뇌신경계 질환, 특히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해 임신부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중남미나 동남아에 환자가 집중된 이유다. 하지만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탓에 2050년경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해 뎅기열을 유발하는 흰줄숲모기가 한반도에 토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빠르다. 28일 환경부와 기상청이 펴낸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 상승 폭은 지구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이다. 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이 0.85도 상승한 반면, 비슷한 시기(1912~2017년) 한반도는 약 1.8도 올랐다. 지구 해수면 온도는 1968~2016년 0.47도 올랐지만 같은 기간 한반도 해수면 온도는 1.23도 상승했다.

지난 겨울 한반도 평균 기온은 3.1도로 관측 사상 가장 따뜻했다. 그 결과, 올 여름 한반도 곳곳에서 대벌레와 매미나방, 노래기 등 곳곳에서 다양한 벌레 발생이 늘고 있다.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모기 발생이 27%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살모넬라균과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도 각각 47.8%, 19.2% 증가한다. 온열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5%가량 늘어난다.

농어업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 2100년경 한국산 사과와 배는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 재배조건(연평균 기온 11~15도)에 맞는 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김 양식 등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신 망고 같은 열대과일과 돔, 방어 등 아열대성 어종이 주력 품종이 될 전망이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고 현재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면 21세기 말 한반도 평균 기온은 4.7도 오르고 해수면은 65㎝ 올라간다. 일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기는 폭염은 현재(연평균 10.3일)보다 3배 이상(35.5일) 지속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1900여 편의 연구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2010년부터 5년 단위로 발간하는 기후변화 백서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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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추천 많은 댓글

  • 2020-07-28 17:21:49

    2100년에는 적정조건을 갖춘 실내에서 재배한다. 걱정 안해도 된다.

  • 2020-07-28 20:48:54

    해수면 상승은 막는다고 하더라도 온도가 높아지고 기상이 변하고 병충해가 늘어나는 현상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그렇다고 중국으로부터 초여름에 '시로코'가 넘어온다든지 그럴 가능성보다 '제트 스트림'이 끊기면서 따뜻한 겨울이 되면 다음 해 병충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문제죠.

  • 2020-07-28 20:52:18

    따뜻한 겨울에 수증기량이 높아지면 지하수량은 고갈되고 가뭄이 올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국토부는 지하수 지도라도 미리 만들어 놔야지, 충청도에 죄다 석탄 발전소들인데 세종 신도시 들어서면서 오히려 충청도 석탄 사용량만 늘어나고 자료를 봐도 정책 조율하기 어렵고 비관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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