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 생태공원에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던 수컷 야생곰이 결국 당국에 붙잡혀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됐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SNS)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고 11일 영국 BBC등 외신은 전했다.
몸무게 96㎏인 이 흑곰은 지난달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있는 치핑케 생태공원에서 산책하던 여성들에게 다가가 관심을 보이다가 이들의 ‘셀카’에 담겨 유명해진 곰이다.
이 곰은 두발로 서서 사람을 부둥켜안은 자세로 냄새를 맡거나 앞발로 툭툭 건드리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확산돼 큰 인기를 끌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 곰을 ‘친절한 곰’(the friendly bear)라고 부르거나 공원의 이름을 따서 ‘Chipi’라고 부르기도 했다.
영상이 화제 되자 누에보레온주 환경당국은 곰과 사람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곰 생포에 나섰다. 영상 속에선 공격성을 보이지 않지만 언제 야생 본능이 드러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국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곰이 사람을 낯설어하지 않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 곰은 지난 5일 인근의 한 가정집 마당에서 낮잠을 자다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국에 붙잡혔다.
당국은 곰에 추적 장치를 달아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치와와주의 산에 방생할 예정이다.
이동전에 중성화 수술도 했다. 치와와주의 다른 종과의 교배를 막고, 그곳 수컷 곰들과 영역 다툼을 벌이는 것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성화가 불필요했음은 물론, 이 곰을 낯선 야생으로 보내는 것은 사형 선고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곰에게 부주의하게 먹이를 준 것은 사람인데 결국 곰이 서식지에서 쫓겨난다는 지적이다. 동물 애호단체 등은 “곰은 원래 살던 곳에 그대로 두고, 방문객들에게 엄격한 행동수칙을 지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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