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 좋아
기억력-인지기능 장애 환자에겐
먹는 약 대신 ‘패치제’ 사용하기도
한 번 붙이면 24시간 약효 지속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KBS2 TV 주말 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는 극중 김보연(최윤정 역)이 알코올성 치매 초기 진단을 받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최종회에서 김보연은 알코올성 치매를 치료하고 해피엔딩을 맞지만 진단을 받은 당시에는 가출을 감행하는 등 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의 뇌 손상으로 여러 인지기능에 이상이 생겨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질환 자체가 아닌 포괄적인 용어다.
치매의 원인으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알츠하이머병과 알코올성 치매를 포함해 80∼90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질환이 있다. 드라마에 등장한 알코올성 치매의 특징은 음주 시 일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블랙아웃 현상’과 ‘주폭’이라고 부르는 폭력적인 성향이다.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원인인 술을 끊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극복할 가능성이 높지만 방치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원인의 50∼80%를 차지한다. 오랜 시간 ‘노망’이라고 지칭되며 노화의 과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고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치매 초기에는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예전 기억은 유지되나 최근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고 했던 말을 반복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건망증과 헷갈릴 수 있지만 건망증은 차근차근 생각하면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내는 일이 많은 반면 치매는 완전히 잊게 되는 특징이 있다.
중기에 접어들면 점차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지내기 어려워진다. 돈 계산, 전화, TV 등 가전제품의 조작이 서툴러지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고 날짜, 시간, 계절 등을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
말기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기억이 상실되고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망상, 의심, 환각, 배회 등 정신행동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근육이 굳어지고 보행 장애가 나타나 거동이 힘들어지고 다양한 합병증으로 누워 지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식사, 옷 입기, 세수, 대소변 가리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오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는 독립적인 생활은 불가능하게 된다.
치매 치료의 가장 주요한 목적은 홀로 생활이 어려운 중증 단계까지의 진행을 가능한 늦추는 것이다. 초기에 발견해 약물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으며 체계적인 관리로 오래 건강을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조기 발견으로 빠른 치료를 시작했을 때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은 55% 낮아진다. 향후 8년간의 돌봄 비용은 6600만 원 정도 감소한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에는 8년 후 월 104만 원가량의 돌봄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시간 역시 조기 치료를 시작한 사람에 비해 방치한 사람은 발병 3년 후 매일 2시간, 8년 후에는 매일 4시간씩 더 소요된다.
치매는 약을 먹는다고 바로 낫는 질환이 아니다.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 장애가 동반되는 치매 환자의 특성상 약을 매일 시간 맞춰 스스로 복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로 치료 효과가 낮아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먹는 약 대신 몸에 부착하는 ‘패치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패치제는 한 번 부착하면 24시간 약효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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