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수도권쓰레기매립 종료
자체 매립지-소각장 조성 두고 환경부-서울시-경기도와 협의추진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후보지 3곳, 주민-지자체 반발로 실행 어려움
“쓰레기대책위 열고 주민과 소통”
6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문제와 관련한 긴급 당정회의가 비공개로 열렸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지역 13개 지역구 중 11곳을 차지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중 9명(2명 불참)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전제로 한 쓰레기정책 핵심 현안을 1시간 반에 걸쳐 설명했다.
박 시장은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인천시는 지역별 주민협의체 등에서 요구한 사항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고, 민주당 인천시당은 소통 활성화를 위한 ‘쓰레기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 인천시, 자체 매립지 및 소각장 조성 등 대전환 선도
인천시는 10월 15일 시민을 날을 맞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함께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추진하는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자체 매립지(영흥도의 인천에코랜드) 및 소각장(7곳의 자원순환센터) 조성 후보지역에서의 반발과 4자 협의체인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의 비협조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인천 서구는 1992년부터 매립을 시작한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화력발전소, 광역 쓰레기소각장 등 여러 혐오시설이 몰려 있어 악취, 비산먼지로 고통을 겪는 ‘환경재난구역’으로 불린다. 인천시는 “33년간 운영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들다”며 2022년부터 시작되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른 자체 매립지 및 소각장 조성을 4자 협의체에 촉구하고 있다.
시가 이처럼 강공 드라이브에 나선 이유는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등 다른 3개 기관이 2015년 맺은 4자 합의의 단서조항을 근거로 ‘공동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도권매립지 잔여 지역을 연장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4자 합의 이후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3개 시도의 공동 매립지 후보지 결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최소화나 친환경 매립 방식 도입 등의 노력이 전무해 수도권매립지 영구 사용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자체 매립지 및 소각장 조성 등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선도하는 작업에 나섰다. 인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2026년 이후 자체 매립지와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만큼 서울과 경기에서도 이에 발맞춰 자체 매립지와 소각장을 신설 또는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쓰레기 처리량을 줄이기 위해 △건설 및 사업장 폐기물의 민간업체 자체 처리 △‘일회용품 사용 제로 도시’를 향한 생활폐기물 발생 대폭 감축 △자원재활용 확대를 통한 순환경제 실현 등을 쓰레기 핵심 정책으로 꼽았다. 이런 정책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쓰레기 재활용률을 현재 58%에서 2026년 61%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하루 평균 667t인 음식물쓰레기를 2025년 655t으로 줄이고, 인천지역 정수장에서 배출되는 슬러지 2만400t을 시멘트 대체 원료로 사용하는 등 2025년까지 100% 재활용할 방침이다. 폐기물처분부담금 징수교부금을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기 보급, 사물인터넷(IoT) 기반 생활폐기물 수거체계 개편 등에 활용한다.
○ 신규 자원순환센터 추진 등 지혜롭게 풀어야
시는 영흥화력발전소 인근의 옹진군 외리 일대에 친환경 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옹진군과 협의하고 있다. 주민 동의와 기본계획 수립 등 행정절차를 마치는 대로 2023년 초 착공해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경 완공하려 한다. 지하 30∼40m에 소각장에서 걷어온 소각재와 불연성소재만 매립하고, 상부엔 악취와 먼지 발생을 차단하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한다. 이곳의 매립량은 하루 평균 수도권매립지 반입량 2164t의 7.4% 수준인 161t(20t 트럭 8대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 밀폐형 차량은 소각재를 운송하고, 해상운동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권역별로 생활폐기물을 소각하는 신규 자원순환센터 7곳을 운영하기로 하고 중구, 남동구, 강화군 등 3곳에 예비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들 폐기물 처리시설을 유치하는 지역에는 쓰레기 가산징수금을 활용해 지역발전기금, 주민숙원사업비, 주민편의시설비를 지원해줄 계획이다.
이런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자체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한 옹진군은 물론 주민, 군의회가 항의 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동구, 연수구, 미추홀구, 중구가 신규 소각장 건립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또한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등 3개 기관은 최근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하기로 했으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휴용지가 많은 경기도는 매립지가 없는 22개 시군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공동 매립장을 조성하는 한편 소각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역이 도시화된 서울시는 대체 매립지를 마련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이로 인해 아직 공유수면인 수도권매립지 4공구가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동 매립지로 전용될 공산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4공구 면적 중 70%가 경기도 행정구역이어서 바다를 매립한 이후 쓰레기매립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며 “공유수면 전체가 인천시 구역이어서 매립 승인을 해주지 않을 경우 4자 협의체 간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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