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하천관리 전담부서 설치
하수도 정비-하천유지용수 공급 등 ‘3급수 이상’ 수질 개선 작업 추진
철새 탐조대-벚꽃길 조성 등 하천별 특성 맞는 생태공간 조성도
10년 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입주한 김소중 씨(47)는 요즘 자신의 아파트단지와 가깝게 흐르는 ‘심곡천의 변신’을 실감하고 있다. 악취가 심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도심 하천이었으나 1, 2년 전부터 철새들이 떼 지어 날아들기 시작했고 물고기도 제법 눈에 띄고 있다. 그는 이제 아내와 자주 하천길을 따라 산책하는가 하면 주말이면 혼자 자전거로 먼 동네까지 돌아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살펴보면 청라호수공원 양편에서 서해로 흘러드는 심곡천과 공촌천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김 씨는 “하천변에 가로수가 많아졌고, 하천 수량도 늘어 이젠 생태하천이 된 것 같다”며 “바다 쪽 하천 하류 쪽에선 철새들이 장관을 이뤄 노을이 질 때는 사진 동호인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인천 서구가 공촌천, 심곡천, 검단천, 나진포천 등 도심 4대 하천에서 추진하는 생태복원사업이 이처럼 주민들도 피부로 느낄 정도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부터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 서구 생태하천네트워크 등 전문가에게 자문해서 악취 발생을 막기 위해 하수와 우수를 따로 흐르도록 하는 분류식 관로 설치공사를 본격화하는 한편 철새 도래 하천 유수지역을 생태공원으로 단장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한강물을 하루 6000t씩 끌어와 청라호수공원 양쪽의 공촌천과 심곡천에 방류하고 있다. 공촌동∼청라동 간 8.64km인 공촌천과 연희동∼청라동 간 7.67km인 심곡천은 서구 4대 하천 중 1, 2번째로 길이가 긴 데다 주변에 아파트단지와 공원이 몰려 있다. 그러나 물이 부족해 건천(乾川)으로 불리면서 공장 폐수 유입 등으로 수시로 악취가 진동했다. 2018년까지는 해마다 2, 3차례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구 관계자는 “겨울철엔 물이 메마르던 두 하천에 한강물을 공급하면서 상류 쪽 수심이 평균 1.3m 이상 늘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2019년 7월 하천관리 전담부서를 설치해 생태하천 복원을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수도 정비, 한강물 등 하천유지용수 공급 등을 통해 3급수 이상으로 수질 개선 작업을 서두르면서 하천별 특성에 맞는 생태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심곡천 상류 지점의 빗물을 가두던 저류지는 악취가 다소 심하던 지역이었으나 최근 정화습지와 피크닉존, 체육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심곡촌과 공촌천 하류 지역엔 왜가리, 백로, 청둥오리, 뜸부기 등 여러 종류의 철새가 날아들고 있어 지난해 12월 탐조대를 설치했다. 공촌천 양쪽 4.5km에 벚꽃길을 조성하고 있고,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포켓공원’ 6개를 마련했다.
구는 금개구리, 맹꽁이의 서식지인 심곡천 중간지대를 생태어울마당으로 단장했다. 이어 검단천에 ‘안암도 유수지 조류생태공원’, 나진포천에 ‘백로의 자연쉼터’를 각각 만들고 있다. 4대 하천 둑마루와 물가에는 왕벚나무, 팥배나무, 배롱나무, 이팝나무를 비롯해 창포, 부들, 백일홍, 물억새 등을 심어 식물 다양성이 살아 숨쉬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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