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황사, 한반도 덮친다…“10년 만에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21시 46분


베이징=AP. 뉴시스
베이징=AP. 뉴시스
8일 시작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16일에는 중국발 초강력 황사가 한반도를 덮친다. 중국 중앙기상대가 “최근 10년 간 최강·최대 규모”라고 경고한 황사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중국 내몽골과 고비사막 인근에서 시속 50~70㎞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발생했다. 14일 밤 기류를 타고 남하해 15일 새벽 베이징(北京) 등지에 도달했다. 황사는 16일 새벽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최소 하루 이상 머물며 대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국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황사 영향은 최소 1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내륙에서 다른 황사 발생 가능성도 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황사경보’가 내려질 수도 있다. 황사경보는 ㎥당 미세먼지(PM10) 농도가 8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 분의 1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내려진다. 최근 황사경보 발령은 2016년 4월이다. 당시 서해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852μg까지 올라갔다. 한반도 내륙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것은 2015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044μg를 기록했다.

황사가 발생하면 △창문 등을 단단히 닫고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며 △음식물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 및 결막염 등 안질환도 유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먼저 상륙한 15일 중국 북부 지역은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항공기 운행마저 취소되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분지 지역인 베이징의 하늘은 누렇다 못해 주황색으로까지 변했다. 이날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8108μg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미세먼지 등급 중 ‘매우 나쁨’ 최소치(㎥당 151μg)보다 53배 이상 심한 것이다. 베이징 지역 일부 공항의 가시거리는 최저 400m까지 떨어져 400편 넘는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초속 15¤17m의 모래 돌풍이 불어 눈조차 뜨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12개 성·직할시에 올 들어 처음으로 황색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몽골에서는 12일 밤부터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모래폭풍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몽골 당국은 이번 모래폭풍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15일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유목민이며 이 가운데 5세 아동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실종자 548명 가운데 467명은 생존이 확인됐지만 81명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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