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단일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하루 만인 22일 오후 8시 반경 마무리됐다. 2개 여론조사 기관이 1600명씩(적합도 800명, 경쟁력 800명) 3200명을 조사하면서 최소 이틀이 걸릴 것이라 예상됐지만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조사가 마무리된 것. 이날 응답률(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이 통상의 여론조사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면서 하루 만에 조사가 끝날 수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평일 여론조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응답률이 주말보다 떨어져 시간이 더 걸리는데, 이례적으로 빨리 마무리된 것”이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흥행에 성공했고, 지지층들이 기다렸다가 전화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밀봉돼 23일 오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 전달되고, 양당은 2개 조사 기관 결과를 합산해 이날 오전 9시 반경 단일화 여론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을 이틀 앞둔 23일부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 간의 1 대 1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 “야권의 대선 플랫폼은 나를 중심으로”
22일 양 후보는 경쟁적으로 “내가 당선돼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며 ‘대선 킹메이커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용적 중도우파의 가치를 지켜온 오세훈만이 보수와 중도의 지지를 고루 받아 승리할 수 있다”며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합리적 중도우파 인사들을 넓게 삼고초려해서 든든한 개혁우파 플랫폼을 반드시 만들어내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내려 달라”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안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야권 지지층을 20대, 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확장시켜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며 “2번(국민의힘)이든, 4번(국민의당)이든 모두 더 큰 2번일 뿐이다. 선거 후 더 큰 2번을 만들어야 정권 교체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의 ‘우파 플랫폼’에 맞서 ‘더 큰 2번 프레임’을 내세우면서 ‘통합 신당론’을 다시 띄운 것이다.
두 후보가 경쟁적으로 ‘대선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파문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정권 심판 여론이 있다.
○ 오프라인 보병전 vs 온라인 고공전
오 후보는 이날 단일화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강남 지역을 ‘뚜벅이 투어’로 누비는 등 ‘보병전’에 집중했다. 당 차원에선 서울시 당협위원장들에게 재경향우회, 동창회 등 가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모두 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며 조직력을 최대한 가동했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하는 등 온라인 활동에 집중했다. 안 후보는 한 방송에서 박영선 후보를 겨냥해 “나는 (부동산) 무결점 후보다. 부동산이 없다. 그래서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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