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경단체가 남자아이를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에 비유한 만화 홍보물(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환경운동연합은 18일 오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플라스틱 재활용법을 안내하는 만화 게시물을 올렸다. 즉석밥 용기 등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이나 매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기타’란 뜻인 아더(OTHER)는 재활용이 가능한 5개 재질 이외에 복합재질 형태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문제는 ‘아더’가 아들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남자아이를 아더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그림에서 부모와 등을 돌린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아이 머리 위에도 달아뒀다. 게다가 아빠는 “우리집 아덜은 쓰레기가 되는 것인가요”라고 질문하자 상담자로 보이는 인물이 “그렇소. 태생부터 그리 정해져 있었소”라고 답한다.
그림을 본 시민들은 “아무리 만화라도 남성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자칫 남자아이는 원래부터 쓰레기였다라고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몇 시간 뒤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게시물을 내린 뒤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환경운동연합은 사과문을 올렸다. 연합 측은 18일 오후 11시경 공동대표 5인의 명의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젠더 혐오와 갈등 등 한국 사회의 심각한 모순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한 성별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기획 과정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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