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됐던 탄천길 4.4km도 1일 개통
송파구, 지역 명소 연결 작업 진행, 올림픽공원-남한산성 등 쉽게 접근
야생 동식물 생태계 조성 방이습지… 다양한 생태 학습 프로그램 운영도
“세상에,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어?”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방이생태공원. 숲에 들어선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보며 잇달아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무 밑으로 가지런하게 놓인 덱(deck)을 따라 걷다 보니 갈대 사이로 습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습지가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와 약 400m 거리에 조성된 것. 이곳은 2002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방이습지다.
방이습지는 인공습지다. 1970년대 벽돌을 만들기 위해 흙을 파낸 크고 작은 웅덩이에 물이 차면서 생겼다. 약 5만9000m² 규모의 생태공원에는 현재 황조롱이, 오색딱따구리, 해오라기 등 새 80여 종과 곤충 250여 종, 식물 300여 종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박경현 해설사는 “1980년대 올림픽 경기장을 지으려다 계획이 변경되면서 나무와 풀이 우거진 채 남겨졌다”며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야생 동식물이 찾는 습지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습지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생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전도 추진되고 있다.
송파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곳이 한 곳 더 있다. 바로 탄천이다. 탄천은 과거 인근 주민들이 물놀이 등을 하러 자주 찾던 하천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한강 종합개발로 제방이 들어서고 도로가 놓이면서 주민들의 접근이 어려워졌다. 2002년에는 방이습지처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자전거나 도보로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가려면 광평교 부근에서 강남구 쪽으로 하천을 건너야만 해 그동안 송파구민을 비롯한 이용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약 50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탄천에 최근 새로운 길이 놓였다. ‘송파둘레길’ 탄천길 구간이다. 송파둘레길은 송파구의 경계를 흐르는 성내천과 장지천, 탄천, 한강을 잇는 순환형 트레킹 코스다. 총 길이는 21km에 이른다.
송파구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미개통 구간인 탄천길 공사를 시작했다. 생태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덜기 위해 3차례의 외부 용역과 2차례의 주민설명회, 환경과학에서 조류와 조경에 이르는 각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했다. 5차례의 심의와 현장 방문을 통해 자연을 보존하면서 주민들이 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1일 개통한 탄천길 4.4km 구간은 자연친화적인 산책로로 조성됐다. 조류와 양서류 보호를 위해 자전거 출입을 막고 야생동물의 먹이 활동과 휴식을 위해 야간 출입도 제한했다. 조명과 조도도 낮게 유지된다. 주요 진출입로에는 주민들의 이해와 동참을 돕기 위해 주의할 내용을 담은 안내판도 설치했다.
송파구는 송파둘레길을 명소나 전통시장, 상가 등과 연결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송파둘레길에서 방이생태공원은 물론이고 올림픽공원, 풍납동 토성, 장지근린공원, 남한산성 등으로 이동하기가 더 쉬워진다. 도보 관광을 즐기는 이들도 더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탄천길 완공은 송파둘레길 ‘시즌2’의 시작”이라며 “구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방문객들이 이색 추억을 담아가는 명소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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