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유족이 아직까지 프랑스 정부에 납부하지 못했던 상속세를 돈이 아닌 피카소의 작품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이지만 생애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약 5만 점의 작품을 남겼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피카소 유족들은 20일(현지 시간) 파리의 국영 피카소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림 6점, 조각 2점, 스케치북 1개 등 총 9점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납한 작품에는 피카소가 1895년 부친을 그린 ‘돈 호세 루이스’, 1938년 딸 마야(86)를 그린 ‘의자 아래 막대사탕을 들고 있는 아이’, 죽기 2년 전 그린 1971년작 남성 초상화 등이 포함됐다. 이 작품들은 내년 4월부터 피카소 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유족들은 이번 납부가 마야를 포함한 피카소의 1남 3녀, 마야의 아들 올리비에 위드마이어(60) 등 손주들에게 부과된 각종 세금을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작품의 대략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스는 1968년부터 상속세를 현금뿐 아니라 예술작품, 역사적 의미가 큰 수집품, 주요 문서 등으로도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브루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피카소의 새로운 작품을 맞이한 것은 국가의 영광”이라며 “이번 작품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