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1, 2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용 화물선을 공유하기로 했다. 철강업이 탄소배출 1위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경쟁사와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양 사의 연안 해운 인프라를 공유하는 ‘물류부분 협력강화 및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가 전용선을 공유는 첫 번째 사례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1만 톤(t)급 전용선을 이용해 전남 순천항까지 실어 나른다. 이 전용선은 전남 광양시 제품부두로 이동해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생산한 코일을 싣고 당진항까지 운송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생산한 코일은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용하게 된다.
이전까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광양~평택·당진 구간에 각각 연 130만 t, 180만 t의 코일을 개별 운송해왔다.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만을 전용선으로 운반해 왔기 때문에, 돌아갈 때는 빈 배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각각 12만 t의 제품을 상대방 선박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되면서 포스코는 월 2회, 현대제철은 월 1~2회 전용선 운항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전용선 운항 횟수가 줄어들면서 소나무 54만 그루를 새로 심는 효과와 맞먹는 연간 3000 t의 탄소 배출량 감축이 예상되며, 물류비도 6% 정도 절감될 것으로 추산됐다. 양사는 현재 24만 t 수준인 공동 운송량을 최대 60만 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 사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경쟁보다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2019년 기준 1위(16.7%)다. 8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로 줄이는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되면서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앞서 굴 껍질, 조개껍질을 철강 생산 공정에 공동으로 활용하기로 했으며, 7월에는 철강업 관련 자재 구매와 관련해 협업하기로 하고 절약된 비용 일부가 탄소 저감과 환경 보호에 사용되도록 협약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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