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김덕수 지음/248쪽·1만6000원·21세기북스
로마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를 파헤쳤다.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네 인물이 위기에 처한 로마를 구하고 대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봤다. 이들을 통해 시대적 전환을 가져온 리더십에 대해서도 논한다.
로마는 이탈리아 산골에서 태동했다. 이후 지중해를 넘어 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확장한 대제국을 건설하며 서양 문명의 근간을 만들었다. 로마제국 초기, 유럽 내 가장 큰 세력 확장을 이룩한 건 카이사르다. 이집트를 주축으로 동방세계까지 세력을 뻗쳤던 카이사르는 점차 독재자로 변해 갔고 훗날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한다.
뒤이어 등장한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가 세운 제국의 틀을 굳건하게 만든 인물. 원로원의 위상을 회복시켰다. 로마 시민이 언제든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가 만든 수도교는 지금도 유럽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있다. 제국의 전성기이자 평화기를 뜻하는 ‘팍스 로마나’를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50년간 18명의 황제가 통치한 군인황제 시대의 혼란을 잠재운 인물이다. 현재 크로아티아 지역에서 해방 노예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신분을 뛰어넘는 통치술로 권좌에 올랐다. 제국을 동·서 로마로 나누고, 부황제도 뒀다. 이후 콘스탄티누스는 밀라노 칙령을 거치며 기독교를 공인했다. 종교적 갈등을 무마했으며, 324년에 비잔티움(현 이스탄불)을 새로운 수도로 확정한다.
1990년대를 풍미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부터 다양한 ‘그리스·로마 신화’까지, 이역만리 타지의 우리는 지금도 꾸준히 로마를 찾는다. 왜일까. 저자는 “로마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민주공화국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로마의 국교였던 기독교는 우리 국민의 23%가 믿는 종교다. 사적·공적 영역에서 우리 안에 깊이 자리 잡은 로마사를 통해 우리는 새 시대에 필요한 답을 찾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제국의 성공을 찬양 일변도로 볼 것인지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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