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결하는 ‘녹색혁신 상생협력’
최대 8억원 지원해 공장설비 개선
내년부터 스마트 생태공장 지원 확대
인천 북항 공업지역에 있는 석정케미칼은 도금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위탁받아 환경오염물질 배출 기준에 맞춰 화학 처리를 한 뒤 내보낸다. 이 회사는 날이 갈수록 환경 기준이 까다로워지는데 20년 된 설비가 낡아 고민이었다. 이 고민은 회사가 지난해 환경부가 그린뉴딜 사업으로 진행하는 ‘녹색혁신 상생협력 사업’에 선정되면서 해결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인천시와 SK인천석유화학이 손을 잡은 이 사업은 지역 기업들을 연결해 협업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녹색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다른 기업을 지원하면서 기술력과 시장성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악취나 미세먼지 등을 줄여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유도한다. 공장 설비를 개선하는 데는 정부(6억 원)와 인천시(2억 원)가 최대 8억 원을 지원한다. 환경부는 지난해와 올해 진행한 상생협력 사업의 진행 사항을 검토한 결과 성공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석정케미칼은 새한환경기술의 도움을 받았다. 새한환경기술은 폐수 속 중금속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혁신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다. 기술 전수 덕에 석정케미칼은 폐수 유해물질을 전기로 응집해 제거하는 기술력을 새로 갖추게 됐다. 오염물질 제거 효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폐수를 정화한 후 버리는 폐기물 양도 10% 이상 줄었다.
앞서 새한환경기술도 대기업인 SK인천석유화학의 도움을 받아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혁신 기술을 테스트하고 분석할 때 SK인천석유화학이 참여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그린뉴딜 사업의 또 다른 축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중소기업 제조업 공장 문제를 해결한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공정 전반을 점검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비 개선 비용을 지원한다. 한 업체에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해 준다. 이 사업은 그간 ‘규제 부처’로 인식되던 환경부가 기업들의 녹색 성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첫발을 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은 올해까지 총 41곳 사업을 진행했다. 주로 공장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거나 수질·대기오염 저감 시설을 마련해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경우가 많았다. 시설 개선 과정에서 전력비와 폐기물 처리비가 줄고, 생산성이 늘어나는 이점도 생겼다. 현장에서는 소음을 줄이고 옥상 녹지를 조성한 것이 단순히 오염을 줄이는 것을 넘어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한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경부는 생태공장 지원 규모를 내년에는 60곳으로 늘린다. 특히 탄소포집기술 등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높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관련 사업 공고는 내년 1월에 나온다. 녹색혁신 상생협력 사업은 내년 초 시행 지역을 선정해 2월경 참여 대상 기업을 공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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