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에 제노사이드 규정은 처음
블링컨 “러, 화학물질 사용 증거 있어”
푸틴 “평화협상 막다른 길 부딪혀”
돈바스에 대대적 군사작전 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을 특정 국민, 민족, 인종, 종교집단 등을 절멸할 목적으로 자행되는 ‘제노사이드’로 규정했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공격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푸틴이 우크라이나인의 사상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기에 나는 이를 제노사이드로 부른다”며 “그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행위가 국제 기준상 제노사이드에 해당하는지는 법조계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나에게는 확실하게 (제노사이드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날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작용제를 섞은 최루가스를 사용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러시아가 봉쇄 중인 마리우폴에서도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11일 AP통신에 “시신이 거리를 덮고 있다.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에스토니아 의회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민간인에게 화학무기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며 “민간인을 겨냥한 명백한 테러”라고 규탄했다. 백린탄은 넓은 범위에 분산 폭파되며 인체에 닿으면 뼈와 살을 녹여 ‘인류 최악의 비(非)핵무기’라고 불린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 침공 후 사망한 어린이가 최소 191명이라고 밝혔다.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결전이 임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12일 대함 미사일, 곡사포 등 7억5000만 달러(약 9240억 원)어치의 무기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돈바스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은 막다른 길(dead end)에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과제는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역시 돈바스 전투를 위해 전투 헬기, 다연장로켓 등 화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서방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돈바스 공략을 위한 군 병력을 2, 3배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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