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본인 기소 가능성 질문에 “檢과 아내 사이의 다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8일 03시 00분


[조국 의혹 파문]
주간지 인터뷰… 개입여부 선그어 “법적 절차따라 해결돼야 할 것”
조국 부인 “딸 생일에 아들 소환” 글… 檢매정함 비난하는 댓글 쏟아져
검찰 “부인측과 날짜 조율” 반박

“검찰과 제 아내 사이의 다툼이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5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장관을 포함해 모든 가족을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란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과 두 자녀, 조 장관까지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지만 조 장관은 자신은 불법을 저지른 게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 장관은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에) 소환되면 (장관직 사퇴를)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대정부질문 전날이자, 검찰이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 이틀 뒤 진행됐다. 조 장관은 이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기소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데, 우선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제 아내 사이의 다툼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다툼이 있는 사안이고, 그 다툼은 사후 형사 절차에서 해결돼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시점에서 제가 법무부 장관이자 제 집안의 가장 아니겠나. 거기에 대한 특정한 언급을 하기에는 매우 곤란하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다툼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 다툼을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따라 해결하는 절차가 남아있는 것, 그 과정에서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차례 ‘다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위법 행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최근 소회에 대해 “씁쓸하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고,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절감하고 있다”며 검찰 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검찰 개혁은 저를 딛고서라도 가야 한다.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인터뷰 막바지에 “가족이 힘들어하는 상태라 본인도 힘들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제가 아주 개인적으로만 보게 되면 가족을 돌보는 게 급하다. 집에 있지를 못한다”면서 “오늘도 제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제가 그냥 사인(私人)이라면 빨리 가족으로 돌아가서 돌봐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의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딸아이 생일에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가족이 밥 한 끼 못 먹었다”는 글에는 3800개가 넘는 응원 글과 1만7000번의 ‘좋아요’가 달렸다. 조 장관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검찰의 매정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장관 아들의 출석 일자를 정한 것은 검찰이 아닌 정 교수 측이었다고 한다. 정 교수가 변호인을 통해 딸 조 씨의 생일로 아들의 소환 날짜를 검찰과 조율하고선 마치 검찰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김예지 yeji@donga.com·황성호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검찰 수사#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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