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63·본명 최서원)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서원 원장이 박 대통령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를 올렸다.
최 씨는 “구치소에서 대통령께 편지를 쓰지 말라는 압박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고초를 겪는 분께 사죄 한 번 하지 안했는지….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박 대통령과 국민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편지 상단에 공개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아마도 이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고 다시 보는 날이 없을 것 같아 이 글을 드린다”라며 편지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취임 전 일찍 곁을 떠났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국민 마음에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며 “투명인간으로 남모르게 도왔어야 했는데 주변의 나쁜 인연을 만나 대통령님에게 죄를 씌워 하루하루가 고통과 괴로움 뿐”이라고 밝혔다.
최 씨는 “대통령이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으면 수술까지 받으셨다는 소식에 저는 마음이 먹먹해졌다”며 “제가 지은 죄 다 안고 갈 수 있으면 안고 가고 싶은 마음인데 이 정부에선 재판기간을 늘릴 대로 늘려가며 대통령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썼다.
이어 “태블릿PC와 수조원 은닉재산 등 가짜 뉴스는 지금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고, 이제 저도 용기를 내서 자신 있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려 한다”며 “탄핵에 가담했던 세력들이 무리수를 둬 대통령을 탄핵하고 뇌물죄를 씌운 것은 역사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 지금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애당초 대통령은 무죄이고 죄가 없었다.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죄로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되었을 문제”라며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 이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내내 사죄한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최 씨는 이같은 편지 내용을 지난 14일 정준길 변호사에게 구술형식으로 전달했다. 앞서 지난 1일 류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통령에게 안부편지 쓸 것을 제안했으나 최씨는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구치소 측과 편지 문제로 갈등을 빚고 난 뒤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서울동부구치소 직원 김모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최씨는 고발장에서 “서울동부구치소 직원 김모씨가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며 류 전 최고위원을 만나지 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절대 편지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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