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30일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한 여당의 공세에 “박근혜 정부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여권의 ‘최재형 찍어내기’가 박근혜 정부 시절 ‘양건 전 감사원장 사퇴’ 과정과 닮았다는 평가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친정부 인사’라며 두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전날 국회 법사위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의원들의 최 원장을 향한 공세가 있었다. 사퇴요구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조기숙 교수는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의 한 사건이 데자뷔처럼 떠올랐다”며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장훈 중앙대 교수를 (감사위원 후보에)추천했는데 양건 감사원장이 ‘선거 캠프 출신 인사’라며 제청을 거부했다. 장훈 교수가 그 자리를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양 전 원장은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사퇴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결국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MB의 4대강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던 양건 전 감사원장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청와대 외압에 의해 스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썼다.
이어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청와대는 감사원에 대한 인사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헌법을 어기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며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의 임기(4년)를 또다시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 학습에 대한 기대는 둘째 치고, 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자신들이 했던 말만 기억하고 그대로 실천하면 좋겠다”며 “이렇게 감사원장을 겁박하고 사퇴 운운하는 게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