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쉬운’ 수능 한국사 20번 논란…“사상교육”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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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4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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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5개중 1개만 현대사 영역

2021학년도 한국사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1학년도 한국사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한국사 영역 20번 문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초등학생도 풀 수 있을 정도로 변별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문제를 출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출제자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사 홀·짝수형 20번 문항은 특정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묻는 내용이다. 배점 3점으로 변별력이 요구되는 문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실질적인 난이도는 매우 낮았다. 연설은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나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19992년 1월10일 연두 기자회견 연설이다.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냈다’는 내용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문제는 제시된 5개의 선택지였다. 1번~4번 선택지가 ‘당백전’ ‘도병마사’ ‘노비안검법’ ‘대마도 정벌’ 등 조선~고려시대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했다는 내용의 5번 선택지가 정답이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걸 문제라고 냈느냐”, “3점 짜리 문제를 이런 수준으로 내는 게 맞는거냐”, “장난 치는 것 같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문항을 게시했다. 그는 “어제 치러진 수능 한국사 문제”라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 날카롭거나, 재치가 번뜩이거나, 느긋하거나, 식견이 스며 나오거나. 단상을 나눠달라”고 했다.

윤 의원의 글에는 “모든 수능생에게 보너스 3점을 주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주입시키는게 목적이 아닌가 그런 의구심이 든다”, “북한의 핵개발은 그냥 두고, 평화선전으로 치장하는 선동적인 문제”, “이런 문제 내려고 그 출제자는 며칠을 합숙하면서 국민 세금까지 축 냈겠나“ 등 비판적인 답글이 달렸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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