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5일 발부…공수처법 날치기 물타기 의도”
아내와 빵 먹다가 체포된 상황 설명하다 눈물 고이기도
“어제 저녁 돌아오자마자 말라붙은 빵을 다 먹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강용석 변호사(51)는 8시간의 조사를 받고 귀가해 경찰의 체포 과정을 설명하면서 “독재정권 말기에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9일 오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통해 전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자신을 체포한 과정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침에 식빵 한쪽으로 식사하는데, 딩동 소리가 나서 문을 열었더니 경찰관 3명이 체포 영장 가져왔다고 제시했다”며 “이게 체포 영장이 나올 일인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강 변호사는 문 대통령과 한 남성이 악수하는 사진을 두고 “문 대통령이 이만희 신천지 교주와 악수하고 있다”고 가세연을 통해 주장해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고발장을 제출했다.
강 변호사는 “영장을 사진 찍으려 했더니, (경찰이) 사진을 못 찍게 했다. 혐의 사실을 읽어 보니 좀 이상했다”며 “체포영장이 5일에 발부됐는데, 7일 월요일 뛰어넘어 화요일인 8일에 왜 굳이 그 영장을 집행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통과하는데 가세연이 엑스맨이 노릇을 했다고 자평하면서 깔깔 거렸다는 기사를 보니, 공수처법보다 제가 체포되면 제 기사가 더 많이 날 거다, 예상한 건지 아니면 우연인 건지, 실제 검색어 1위가 강용석이고 공수처법은 5, 6위로 밀리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한 언론매체는 전날 상법 안건조정위원회 회의 직전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과 여당 측 위원들이 “가로세로연구소가 ‘엑스맨(스파이)’ 같다. 우리를 도와준다”고 농담하며 한바탕 “하하 호호” 크게 웃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 나왔다고 보도했다.
강 변호사는 “뉴스도 공수처법 날치기는 별거 아닌 걸로 됐고, 오히려 제 체포 기사가 모든 언론의 메인에 떠 있는 상황이 됐다”며 “물론 여러 가지 노림수가 있겠지만 공수처법 날치기를 물타기 하려는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7일 분명히 체포할 수도 있고, 소환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굳이 8일 아침 사무실에 나와서 확인하고 집까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아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많은 분들이 놀라셨다. 저는 빵을 먹다 말고 체포가 됐다”며 “저희 집사람은 제 이빨 자국이 남겨진 식빵이 너무나 가슴 아팠던지 이걸 또 사진을 찍었다. 어제 저녁 돌아오자마자 말라붙은 빵을 다 먹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안 그래도 2년 전에 제가 집사람을 놀하게 한 적이 있다. 어제는 다신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질책 아닌 질책을 듣게 됐다”며 “본의 아니게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가장 앞줄에 섰게 됐다고”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예상 못한 것도 아니고 굴할 것도 아니지만, 집에까지 찾아와서 세 명이 체포를 해 간다는 것은 독재정권 말기에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런 일은 정말 일제강점기 독재정권이나 있었던 일이다. 아침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이 우르르 들어와서 체포를 해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명예훼손으로 과연 이런 식의 체포가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저도 처음 보는 것”이라며 “소환 요구에 4차례 불응했다? 그게 사실인지 여부도 확인 안 되지만, 저희가 의견서를 제출했고,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방송 했고, 사과방송 내용까지 경찰에 전달했다. 그런 상황에서 소환요구에 불응해 체포한다? 뭔가 자료가 조작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과연 발부되었을까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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