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생방송 흑백 방송사고?…알고보니 계획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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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0일 2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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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생중계로 ‘2050 탄소중립 선언’ 연설을 하던 중 화면이 컬러에서 흑백으로 전환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5분 청와대 본관에서 TV생중계를 통해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더 늦기 전에 2050’란 내용의 대국민 비전을 선포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중간에 흑백 화면으로 바뀌었다. 이는 탄소중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획된 연출이었다.

청와대는 “산업화 이전, 지난 시절이 천연색 자연을 볼 수 있었다면 첨단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오히려 미세먼지로 인한 회색빛 하늘에 갇힌 우리의 현실을 표현했다”며 “컬러영상의 ¼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영상을 통해 ‘디지털 탄소발자국’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디지털 기기에서 네트워크를 거쳐 데이터 센터까지 서버 연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뜻한다.

또 영화적 기법으로서의 메시지 전달 효과를 의도했다. 흑백은 현재와 다른 과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리얼리티를 표현하기 위한 감독의 표현 방식으로 사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흑과 백이라는 선명한 대비효과를 통해 기후환경 문제에서 우리가 처한 위기를 상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30년 후, 먼 미래의 일이라는 기후환경 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도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누군가에게는 막연할 수도 있고, 과연 가능할까 현실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이들에게 대통령의 선언이 영상을 통해 ‘진짜 상상해보자’라는 메시지를 집중해 전달하기 위해 방법을 고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러 영화감독과 논의 끝에 생중계 중 ‘흑백전환’이라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반면 연설 무대는 ‘최소화’하는 의미로 집무실 책상에서 진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치나 상징적인 장소보다는 반대로 제한된 공간에서 말과 언어와 메시지, 화자만 카메라 앞에 선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이 착용한 넥타이도 탄소중립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문 대통령은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한 짙은 감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다.

집무실 책상 위에는 기후환경의 위기와 경각심을 상징하는 Δ9시47분에 멈춰있는 시계 Δ기후변화로 사라지는 풍경 Δ풍력발전기 모형 Δ수소전기차 모형 등을 배치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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