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을 제안하면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오 전 시장은 이날 국민의당 안 대표를 향해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이 야권 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국민의당이 국민의힘과 합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야권 승리를 바라는 국민들이 단일화 무산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만큼 안 대표가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압박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입당 부정적
하지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오 전 시장의 제안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기 보다는 외연 확대를 위해선 야권 전체에서 단일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은 4월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출마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 제안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간 불면의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제안에 오세훈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입당을 거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건부 출마'를 통해 사실상 출마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출마 포석?
또한 오 전 시장의 제안은 3개월가량 남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선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오 전 시장이 앞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오 전 시장이 출마 준비를 위한 시간벌기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2022년 대선을 바라보고 공약을 준비했기 때문에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선 새로운 공약을 마련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오세훈, 10년 전 '결자해지론' 압박
앞서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도입 찬반 주민투표를 통해 서울시장 직을 던진 ‘원죄’를 갖고 있다. 당시 자진사퇴를 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출마할 수 있는 보궐선거의 원인을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다시 서울시장에 나가야 한다는 '결자해지론'이 나왔다. 오 전 시장이 다시 출마할 경우 10년 만에 시장직을 도전하는 셈이다.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치권 전체가 빠르게 보궐선거 모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 전 시장이 전격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에선 본격적으로 경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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