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살자” 청소년 가출 꼬드겨 성폭행한 30대 男 징역 13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를 가출하게 만든 뒤 성폭행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및 중감금치상, 간음약취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39)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명령했다.

화물 운수업자인 A 씨와 미성년자인 B 양(16)은 지난해 채팅을 통해 만났다. 두 사람은 전화 통화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

연락 도중 B 양이 “집에 있기 힘들다”는 말을 하자, A 씨는 B 양에게 집을 나오라고 회유했다. B 양은 처음엔 거절했지만, 결국 A 씨 말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해 9월 B 양은 가출한 뒤 A 씨의 화물차에 몸을 실었다. A 씨는 본색을 드러내고 화물차 침대칸에 누워있던 B 양을 성폭행했다. B 양은 “싫다”며 거부했지만, A 씨는 힘으로 밀어붙였다.

A 씨는 같은 날 저녁에도 B 양을 성폭행하는 등 총 6차례에 걸쳐 몹쓸 짓을 했다.

이후 A 씨는 제주 소재 원룸에 B 양을 데려간 후, B 양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감금하고 때렸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공포를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바라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 측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_SORAS)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장래에 다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신 A 씨에게 출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별도로 명령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