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서해안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안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11일) 부산에 다녀왔다. 지난 연말에 꼭 찾아보고 안아주고 싶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어제에서야 다녀오게 됐다”며 피살 공무원 아들 A 군과 찍은 사진 2장을 올렸다.
그는 피살 공무원의 아들과 부인 등 유가족을 만났다고 밝히며 “자식 키우는 부모 된 심정에서 피해자의 고2 아들, 초등 1학년 딸이 눈에 밟히고, 가슴에 얹혀서 그냥 따뜻한 밥 한끼 하면서 힘내서 살자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은 슬픔과 충격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다. 오죽하면 피해 공무원의 고2 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 달라는 호소를 했겠냐”며 “하지만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가족이 해경, 청와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는 모두 거부당했다. 사실을 호도하고 은폐했던 자들은 여전히 장관이고 청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고, 또 그렇게 되기까지 몇 시간 동안 우리 군은 이를 알면서도 지켜만 봤다. 이 정권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직무유기에 대해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며 한 가정의 아픔과 고통을 가십거리로 만들어 국가의 치부를 가리는 데 이용했다”며 “이게 과연 나라냐”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국가는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무능에 사과하고, 월북몰이로 명예를 짓밟은 데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가, 그런 정치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9월 21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는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뒤 38㎞ 떨어진 북한 측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졌다. 당국과 해경은 이 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또 사건을 조사한 해경은 “이 씨가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유족은 “월북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도박 사실을 집중 공개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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