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색까지 물어봐”…학생·교장에게 성희롱 당한 교사의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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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현직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성희롱을 당해 학교 측에 알렸으나, 학교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2차 가해까지 했다며 교장과 교감을 징계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경기도교육청 소속 중학교 교사라고 한 A 씨는 2일 ‘성희롱 덮고 2차 가해한 학교 관리자에게 징계를 내려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2019년 9~12월 한 학생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선생님 자취하세요? 누구랑 살아요? 상상했더니 코피가 난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학생은 ‘선생님은 몸도 예쁘고 가슴, 마음도 예쁘다“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청원인은 학교 교장에게 학생들의 성희롱 발언이 힘들다고 말했으나 교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계속된 성희롱 발언에 청원인은 학교 교장과 교감에게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신청했으나 교장이 “괜히 일 크게 만들지 마라”, “학부모에게 사과나 받고 끝내라”라고 하며 교보위를 열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교장에게 2차 가해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10월 헐렁한 반팔 티셔츠를 입고 수업을 한 날 교장실에 불려갔다”며 “반팔이 헐렁해서 브래지어가 다 보인다고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는데 남색 브래지어를 입은 게 맞나”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당일 그 색상의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다”라며 “내 속옷 색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지만 내 옷차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교장에게 수차례 복장 지적을 받았다는 청원인은 “어떤 옷을 입어도 지적을 당해 화장도 하지 않고 학교에 갔다”며 “그러자 또 꾸미고 학교에 나오라는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근무 생활은 지옥 같았고 학생들을 보는 것이 끔찍한 트라우마가 됐다”며 “학교에서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정신과에 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교장의 공무원직을 박탈하고 성희롱 사건에 일조한 교감도 징계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