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애인에게 고소당한 男, 위장 크림 바르고 살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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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8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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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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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다른 사람인 것처럼 가발을 쓰고 얼굴을 분장한 채로 찾아가 흉기로 여자친구를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다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보복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62)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흉기로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찔렀고 피해자의 저항과 도망이 없었다면 보다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돼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경찰에서 수사를 받는 중에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과거 전 여자친구 A 씨(49)를 성폭행해 고소를 당했던 이 씨는 앙심을 품고 지난해 8월 A 씨가 운영하는 가게로 찾아갔다. 이 씨는 A 씨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르고 가발과 모자, 마스크까지 착용했다.

이 씨는 가게를 들어서자마자 A 씨를 주먹으로 때렸고 흉기를 꺼내 여러 차례 찔렀다. 흉기가 부러지면서 A 씨는 도망 가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 씨는 범행 직후 가게에서 달아나 경찰에 자수했다.

이 씨는 이보다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에 A 씨가 이별 통보를 하고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자 가게로 찾아가 망치로 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교제 중이던 지난해 3월에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A 씨를 때린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구속 기소된 이 씨는 법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이전에도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 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내려달라 했지만 재판부는 감경 사유를 고려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살인미수 범행은 불특정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보호관찰로도 재범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기각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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