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본소득을 비판하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날을 세운 데 대해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이 지사의)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 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다.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이란 말그대로 국민 모두에게 조건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며 “2016년 스위스가 기본소득 지급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을 때, 성인 1인당 월 300만원, 18세 미만에게 월 78만원 상당의 내용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 3천 3백원이다.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이런 계산을 몰라서 주장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이낙연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며 기본소득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사회적 양극화는 지난 30여년 지속적이고 가파르게 확대되어 왔다. 이 경향은 앞으로도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말하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이에 이 지사는 7일 SNS를 통해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이며, 우리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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