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의료진이 노인 환자들에게 접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주사가 알고 보니 ‘빈 주사기’였던 사실이 드러나 브라질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복수의 외신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이 ‘공기 주사기(shots of air)’ 사건 관련 의료진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노인 환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놓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접종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만 총 3건으로, 경찰은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 주사기’ 사건은 한 환자의 가족 덕에 세상에 드러났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의료진의 손에 들려 있는 문제의 주사기는 이미 압축된 상태다. 백신으로 가득 찼어야 할 공간이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빈 주사기를 환자의 팔에 꽂고는 ‘밀대’(plunger·주사를 압축하고 내보내기 위한 기구)도 누르지 않고 도로 뺐다. 접종 과정을 촬영하던 환자의 가족이 이상함을 눈치채곤 간호사에 ‘제대로 놓으라’ 항의하자, 반대쪽 팔에 다시 놓는다. 간호사는 이번엔 밀대를 제대로 눌렀다.
다른 영상에 등장하는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환자에 팔에 주사기를 꽂고는 밀대를 아예 누르지 않거나 아주 살짝만 눌렀다. 오히려 뒤로 살짝 빼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공기 주사기’다.
전문가들은 ‘공기 주사기’의 경우 밀대를 누르는 게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주입된 공기가 뇌로 이동하면 발작과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기가 심장이나 폐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심장마비나 폐색전이 생길 수 있다.
리우주 간호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사건에 연루된 의료진은 해고됐고, 가짜 백신(공기 주사)을 맞은 환자들은 나중에 정상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이 ‘공기 주사기’ 증거를 확보하면 관련자들은 횡령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며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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