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전복된 어선 거룡호에서 구조된 선원은 배가 뒤집히며 생긴 에어포켓에서 40시간가량을 버틴 걸로 확인됐다.
이 선원은 구조당시 물고기 창고에 있었는데, 배가 삽시간에 뒤집히면서 이곳이 공기로 가득 찬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경북 경주시 감포항 앞바다에서 전복된 거룡호에서 21일 오전 10시 23분경 한국인 선원 A 씨(56)를 구조했다.
기관사로 알려진 A 씨는 배 뒷부분 어창(저장고)에서 이틀을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잠수사가 어지럽게 얽혀있는 어망을 헤치고 선체 내부로 진입하자 A 씨는 에어포켓에 목만 내놓은 채 물에 떠 있으려 안간힘을 썼다.
해경은 A 씨가 구조 당시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사고당시 해역 수온은 12.6도로, 훈련된 구조대원도 2시간 생존율이 50% 수준인데, A 씨는 몸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은 덕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선박 구조가 어떤 식으로 돼 있는지 (기관사니까) 그분이 잘 아시기 때문에 거기 가시지 않았겠나”라고 추측했다.
발견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저체온증으로 의사소통은 힘든 상태였던 A 씨는 현재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 배에 타고 있던 승선원 6명 가운데 처음 발견된 생존자다.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A 씨는 “전복되기 직전 4명이 구명조끼를 입고 나가는 것을 봤다. 나도 나가려고 했지만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지난 19일 경주시 감포읍 동쪽 42km 해상에서 일어났다.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2명과 베트남 선원 3명, 중국 선원 1명 등 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당일 오후 6시 46분경 거룡호 침수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3시간 만에 신고 지점에서 4km 떨어진 지점에서 전복된 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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