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숨진 여성 죄수, 시어머니 요구로 교수형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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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3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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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흐라 이스마일리와 그의 자녀들. 사진=변호인 페이스북
자흐라 이스마일리와 그의 자녀들. 사진=변호인 페이스북
이란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여성이 교수형 직전 심장마비로 사망했지만 시어머니가 형을 그대로 집행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자흐라 이스마일리(42)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7일 새벽 교수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자기보다 집행 순서가 빠른 16명이 교수형 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이스마일리는 자신이 딛고 설 의자에 오르기 직전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이스마일리의 시어머니가 교도관에게 황당한 요구를 했다. “아들을 죽인 며느리가 단 몇 초라도 교수대에 서는 걸 보고 싶다”며 직접 의자를 발로 차겠다고 한 것이다.

결국 교도관은 이스마일리의 생명 없는 몸을 매달아 교수형을 집행했다.

이스마일리의 변호인 오미드 모라디 페이스북 캡처
이스마일리의 변호인 오미드 모라디 페이스북 캡처

이스마일리의 변호인 오미드 모라디에 따르면 이스마일리의 남편은 이란 정보부의 고위 관리였다. 모라디는 “이스마일리가 상습적인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남편을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재임 기간 처형된 여성은 이스마일리까지 총 114명이다. 이란은 2020년에만 최소 233명의 사형을 집행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란 사법부는 사형 및 기타 가혹한 처벌을 남용하고 공정한 조처를 하지 않아 유엔과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반복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21일 이란 인권단체는 유엔인권 고등판무관실과 여성 인권 유엔 특별조사관에 무고한 사형수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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