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26일 다시 강하게 맞붙었다.
먼저 나 후보는 작심한 듯 오 후보를 향해 “자꾸 ‘강경 보수’라고 이분법적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저는 누구에게나 의견을 듣고 누구 머리라도 빌릴 자세가 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를 낡은 이분법으로 묶고 계신 것에 대해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싸우는 장수를 나무라는 것 아닌가"
이어 나 후보는 “(제가) 원내대표로서 얻은 것이 없다고 말 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며 “많은 분들이 2011년에 도망간 장수가 싸우는 장수를 나무라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오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서울시장직을 걸고 사퇴했던 사실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오 후보도 적극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연설한 것 때문에 강경 보수라는 것이 아니다”며 “본인이 짜장면, 짬뽕을 얘기하면서 보수 본색이라고 하고,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가 잠뽕을 좌파, 짜장면을 우파에 비유한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오세훈 "중도층 마음 못잡으면 힘들다"
이어 오 후보는 “수도권 선거에서 스윙보터인 중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힘들다”며 “우리 당이 이제 어머니 리더십으로 따듯하게 어려운 분들까지 보듬는 중도 우파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을 놓고도 맞붙었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거론한 데 대해 “잘못하면 아주 낡은 뒷거래, 정치적 담합, 그들끼리 행복한 단일화로 보일 수 있다”며 “단일화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아주 공정한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는 “마음을 합해야 단일화할 수 있고, 지지층까지 옮겨오려면 함께 서울시 정부를 운영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오신환·조은희, 재산세 감면 등 놓고 설전
이날 합동토론회에선 오신환 후보와 조은희 후보도 재산세 감면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조 후보는 자신의 이른바 ‘반값 재산세’ 공약을 언급하며 오 후보에게 “민주당 후보들은 저의 반값 재산세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는 “저는 기본적으로 이 정부에서 과하게 재산세가 올라간 부분들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서울시 시의회 의석의 대부분을 여당이 독점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조 후보는 “민주당 시의회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으니까, 시의회가 동의하지 않는 사업은 할 수 없다면 시장을 왜 바꾸느냐”고 맞섰고, 오 후보는 “현실 가능하지 않은 것을 자꾸 주장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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