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 주재하던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직접 손수레를 밀며 두만강 국경을 넘어 귀국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8명이 두만강 철교를 건너 국경을 통과했다고 밝히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과 영상엔 짐이 가득한 수레를 미는 어른들과 수레에 설치된 의자에 앉은 아이 셋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공관의 주요 문서와 살림이 담긴 여행용 가방 여러 개와 박스 등도 수레에 실은 채 이동했다.
수레는 아이들을 태우고 짐을 싣기 위해 미리 제작됐다. 오직 ‘인력’으로 움직이는 수동 수레다.
평양 주재 대사관 소속 3등 서기관 블라디슬라프 소로킨 가족과 대사관 직원 등 8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열차를 이용하지 못해 이 같은 형태로 귀국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러시아 등 외국과 인적 교류를 차단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당국은 “이들은 평양에서 출발해 기차와 차량으로 34시간가량을 이동해 국경인 함경북도 나선에 도착했다”며 “그곳에서 사진에 나온 철길용 수레를 타고 1km가량 철길을 이용해 국경을 건넜다”고 알렸다. 이어 “이들은 연해주 하산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를 만나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귀국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당수 외교관과 국제기구 주재원들이 평양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러시아 대사관 일행은 올해 들어 북한을 떠난 최초의 외국인들”이라며 “북한 내부에서는 2022년까지 국경 통제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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