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조은산 “尹 사퇴로 누군가는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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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5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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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시무 7조 상소’ 국민청원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온 논객 조은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두고 “어느 누군가는 비로소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윤 전 총장)는 산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유한 글을 5일 올렸다.

조은산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검찰개혁과 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을 향해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은산은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대해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라며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고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았다”고 했다.

조은산은 그러면서 “애초에 검찰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문 대통령)의 목표가 아니었다”면서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고 썼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선 “목줄 찬 이리(狼) 떼 사이에 유일했던 호랑이”라고 평가했다. 조은산은 이어 “尹은 잠시 저 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등 뒤에 어리석은 군주와 간신들이 들러붙는다. 그랬던 尹이 다시 이쪽을 바라본다”며 “그런 그의 눈앞에 원전 평가 조작과 울산 선거 개입으로 뒤가 구린 그들이 손발을 떨며 국민을 팔고 촛불을 팔아 칼을 들이민다. 일련의 과정을 압축하면 그렇다. 촌극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언급하며 “한 여름밤의 잠꼬대 같은 말을 누가 누구에게 했던가”라고 비판했다.

조은산은 그러면서 “이 말은 결국 주인도 잃고 갈 곳도 잃은 유실물이 되어 랜선 위를 떠돌게 되었다”며 “차라리 앞에 한 구절만 더 붙여주지. 그럼 더 완벽했을 텐데. ‘나랑 조국은 빼고’”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5일 윤 전 총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윤 전 총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사직 절차가 마무리됐다. 전날 윤 전 총장은 중도 사퇴하면서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정치참여 선언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검찰개혁과 尹’

검찰 개혁은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다.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고 중수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았다.

애초에 검찰 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그런 아름다운 것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 그러므로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목줄 찬 이리(狼) 떼 사이에 유일했던 호랑이. 尹은 잠시 저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등 뒤에 어리석은 군주와 간신들이 들러붙는다. 그랬던 尹이 다시 이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눈 앞에 원전 평가 조작과 울산 선거 개입으로 뒤가 구린 그들이 손발을 떨며 국민을 팔고 촛불을 팔아 칼을 들이민다. 일련의 과정을 압축하면 그렇다. 촌극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마침내 그가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 오늘, 어느 누군가는 비로소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는 산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정치질에 지나지 않은 것들을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참 길게도 끌어왔다. 언제쯤 뉴스에서 검찰 소식 좀 안 들을 수 있을는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

한 여름밤의 잠꼬대 같은 이 말을 누가 누구에게 했던가. 이 말은 결국 주인도 잃고 갈 곳도 잃은 유실물이 되어 랜선 위를 떠돌게 되었다. 차라리 앞에 한 구절만 더 붙여주지. 그럼 더 완벽했을 텐데. '나랑 조국은 빼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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