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8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선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건 지난해 6월 취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그간 김 위원장은 재보선 이후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지난 2년간 국민의힘은 혁신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점 투성이다”라며 “가장 심각한건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거기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회복할 생각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내부에 많다”라며 “그러한 갈등과 욕심은 그동안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거라 착각하면서 개혁 고삐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민생회복할 천재일우 기회는 소멸될 것이다.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통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 미래 없다. 이런 정당에 더이상 희망갖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희망을 잃지 않길 기대한다.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빨리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강인한 힘을 믿는다. 모든 국민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위원장은 “자연인이 됐으니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자리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운영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앞으로 진행될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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