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한국형 전투기(KF-21) 시제기 출고에 대해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됐다”며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 열린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우리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시제기가 드디어 늠름한 위용을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세계 여덟 번째 쾌거”라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KF-21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국내 기술진이 주도한 국산 전투기다. 공군의 독자적 전투기 개발 운용·역량 강화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한 뒤 20여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KF-21을 ‘보라매’로 명명한데 대해 “21세기의 우리 하늘을 우리가 지킨다는 의지가 담겼다”며 “국민들은 KF-21에 우리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를 호칭으로 지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KF-21 보라매는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 7.7톤의 무장탑재력으로 전천후 기동성과 전투능력을 갖췄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나 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전자전’ 대응 능력도 뛰어나다”며 “‘에이사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로 적기와 미사일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고,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는 지상의 물체를 정밀하게 조준할 수 있다. 적의 레이더 탐색을 교란하는 ‘내장형 전자전 장비’ 등 우리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항전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산 전투기가 갖는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 제작해 실전에 투입할 수 있고, 언제든 부품을 교체할 수 있고 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KF-21 개발 성공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3만 여개의 세부 부품의 국산화율은 65% 이상으로 대기업·중소·중견기업 등 700개 이상 국내 업체가 참여, 개발과정에서만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설명이다. 본격 양산 시 일자리는 10만개가 추가로 생기고, 5조9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며 “전투기 엔진 등 핵심기술의 자립도를 높이고,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에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은 첨단 국산 전투기 개발의 비전을 제시했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일곱 차례나 거쳐 2010년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며 “우리 개발진은 의심과 불안을 확신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F-21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한 스무 명의 공로자를 일일이 호명하며 담당 업무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년 개발진의 한결같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 KF-21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KF-21이 만들어준 자신감과 자부심은 대한민국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군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남영신·부석종·이성용 육·해·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했다. 역대 각군 참모총장 11명과 공군조종사 및 사관생도들도 함께했다.
정부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참석했다. 지자체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도근 사천시장이, 학계 및 연구원을 대표해 이강웅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 임영일 방위산업기술진흥연구소장, KAI 임직원 및 개발자 등 총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밖에 KF-X 개발 사업에 공동 참여 중인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을 비롯한 대표단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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