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 21개월 된 여아가 질식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원장이 10분 이상 아이를 온몸으로 누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1일 MBC가 단독 입수해 공개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원장은 세 살 난 여자아이가 잠자기를 거부하자 유모차에서 빼내 이불에 엎드리게 한 뒤 그 위에 자신의 다리를 올려놨다.
아이가 고개를 들자 아이의 머리를 팔뚝으로 누르고 온몸을 감싸 안기도 했다. 아이는 불편한 듯 왼쪽 다리를 움직였지만 원장은 이런 상태를 10분 넘게 유지했다.
1시간 뒤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한 원장은 뒤늦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아이는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아이의 사망원인은 질식사로 확인됐다. 이달 초 경찰은 원장을 아동학대에서 아동학대치사로 혐의를 변경해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 원장은 “아이를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단순 과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 대리인은 “머리를 바닥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그 위에 이불을 덮고 체중을 전부 실었다”며 “아동이 숨을 쉴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살해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원장에게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통과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명확한 살인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고의적인 학대 행위로 아동이 사망했을 때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해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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