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암호화폐 발언을 ‘꼰대식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금융위원회를 향해 정신 차리라고 했다.
1991년생 초선 비례대표인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으로 보는 위원장과 금융당국의 태도부터 잘못됐다”며 “인정할 수 없으면 대체 왜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법)으로 규제하고 세금을 매기는 건지 모르겠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년들의 의사결정을 비하하는 명백한 ‘꼰대’식 발언”이라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청년들에게 잘못 됐니 아니니를 따지시는 거냐”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애초에 왜 청년들이 주식, 코인 등 금융시장에 뛰어드는지 이해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며 “지금은 청년들이 평범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월급을 모아 결혼하고 집 사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연애, 결혼, 출산, 경력, 집 등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에게 유일한 희망이 금융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런 입장을 이해하기보단 질책의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며 “그럼 청년들은 대체 무엇을 믿고 무엇에 기대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 “당국이 정말 어른인 척 하고 싶으셨다면 맞니 틀리니 훈계할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돈을 벌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어야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 시대에 뒤떨어지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문제인가 확인부터 하시길 바란다”며 “금융위원장의 경솔한 발언에 상처받은 청년들께 죄송의 말씀 올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은 위원장은 전날(22일) 국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라며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2030세대의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대해선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 직후 국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하루 새 20% 가량 폭락하는 등 시장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성수의 난’이 시작됐다며 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하루 새 4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금융위원장님도 부동산으로 자산을 많이 불리셨던데,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는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며 “국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투기로 부적절하다? 역시 어른답게 배울게 많다”고 꼬집었다. 또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 하에 자릿세를 뜯어가는데 (암호화폐) 투자자는 보호해 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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