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부인 멀린다 게이츠(57)가 27년 결혼생활을 마치고 이혼하기로 한 가운데, 멀린다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해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과 관련 문건 등을 인용해 멀린다가 최소 2019년 이후 ‘혼인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다’며 복수의 이혼 전문 변호사들과 상담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멀린다는 남편이 미성년자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전 직원 등이 WSJ에 밝혔다.
멀린다는 2013년 남편과 함께 엡스타인을 만난 뒤 남편에게 그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했지만 빌은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그러다 앱스타인 사망 2개월여 뒤인 2019년 10월 빌이 엡스타인 생전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을 이어갔다는 기사가 뉴욕타임스(NYT)에 실리자 멀린다가 ‘폭발’했다고 한다. 멀린다는 NYT 보도 후 변호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며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게이츠 부부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 불참해 주변이 이례적이란 평가를 했을 때도 이들은 재산 분할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같은 해 3월 빌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진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양측 변호인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내내 중재인을 통해 비밀리에 두 사람의 이혼협의를 이어왔다. 멀린다는 자택 인근인 워싱턴 주 벨뷰에서, 빌은 캘리포니아 주 팜데저트에서 각각 이혼신청서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린다의 변호인단에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억만장자 투자자 헨리 크래비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의 이혼 과정을 대리했던 뉴욕의 유명 변호사 로버트 스테판 코언이 나섰다. 빌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로널드 올슨 변호사를 포함한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한편, 실제로 두 사람의 재산 분할도 시작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빌의 투자회사는 지난주 멀린다에게 자동차 딜러회사 오토네이션과 멕시코의 방송사 등 상장회사들의 주식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상당을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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