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인사 청문정국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청문을 놓고 1라운드를 치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여야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7일부터 20일 이내인 오는 26일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만큼 법사위원장 문제를 먼저 마무리해야 청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 위에 문법이 있고 국민 위에 친문(친문재인)이 있으며 민심 위에 문심이 군림하는 독선과 오만의 흑역사를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여권의 독주를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 야당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혀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만을 섬기며 문법 위에 헌법이 있고 문심보다 민심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며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된 법안 등의 최종 관문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로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을 경우 법 처리 과정에서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이번에도 밀어붙이면 좌시 하지 않을 것"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와 관련해서도 “검찰을 무력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앞장서고 권력수사를 무력화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앞장 선 ‘코드 인사”라며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는 법사위원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정상화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전혀 진전된 바가 없다”며 “이번에도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 재배분과 인사청문회를 연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법사위원장은 윤호중 위원장이 원내대표로 뽑히면서 국회에서 새롭게 선출돼야 하는 상황이며, 민주당은 3선의 박광온 의원을 후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는 민생경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자리다툼 할 때가 아니다”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국민을 돌보기 위한 입법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법안들을 신속하게 심사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의무”라며 “법사위원장만 고집하며 국정 발목, 민생 무시, 인사청문 거부, 상임위 거부, 투쟁일변도의 국민의힘은 국난극복과 민생 회복을 위해 국회에 빨리 들어와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법사위원장 자리 두고 정치 거래"
한준호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돌고 돌아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정치 거래를 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직을 놓고 하려는 ’소등국회‘로 만들려는 시도이다. 국민의힘이 꿈꾸는 식물국회는 이뤄질 수 없음을 밝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5월 중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표결을 강행할 경우 여야 대치 정국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상임위원장 재배순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협치 차원에서 국회에서 다시 선출해야 하는 외통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의 경우 재배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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