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의 손을 잡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어머니를 치어 숨지게한 50대 운전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17일 오후 1시 55분경 인천지법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상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씨(54)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A 씨는 “눈 수술에도 운전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사고 장소가) 스쿨존인 걸 인지하지 못했나”, “정말 모녀를 보지 못했나”, “잘못을 인정하나”, ”눈 안보이는데 운전 왜 했나“,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 없나”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심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A 씨는 지난 11일 오전 9시 20분경 인천 서구 마전동 한 삼거리에서 소형 승용차를 몰고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B 씨(32·여)를 들이받았다. B 씨는 딸 C 양(4)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함께 건너던 중이었다. 이 횡단보도는 스쿨존 내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왕복 2차로에 있었다.
이 사고로 어머니 B 씨가 승용차 밑에 깔리면서 온몸에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 B 씨 오른쪽에 있던 딸 C 양도 바닥에 넘어지면서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사고 당시 신호등이 없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길을 건너던 B 씨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 8일 왼쪽 눈을 수술한 뒤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에서 “앞이 흐릿하게 보여 횡단보도를 건너는 B 씨 모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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