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가슴골마다 포토샵…美고교 졸업앨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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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24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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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원본 사진, 오른쪽이 학교가 포토샵한 사진. 트위터 갈무리
왼쪽이 원본 사진, 오른쪽이 학교가 포토샵한 사진. 트위터 갈무리
미국의 한 고등학교가 졸업앨범에서 여학생 80여 명의 가슴골을 야하다는 이유로 편집해 논란이 된 가운데 남학생들의 노출 복장은 그대로 둬 공분을 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바트람 트레일 고등학교의 여고생 83명은 최근 졸업앨범을 받아보고 경악했다.

네크라인이 깊게 파여 드러났던 여학생들의 가슴골이 죄다 포토샵으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검은색 라운드 티셔츠를 입은 학생은 스퀘어 티를 입은 것처럼 편집했고, 연보라색 브이넥을 입은 학생은 비슷한 색을 부자연스럽게 덧입혀 쇄골을 완전히 가려버렸다.

사전 동의 없이 이뤄진 편집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분노했다. 재학생 라일리 오키프는 “교내 남학생들이 몸에 딱 달라붙는 수영복을 입고 찍은 졸업 사진은 그대로 뒀다”며 “복장 규정에서 남녀에 이중 잣대를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아드리안 바틀렛의 딸 브룩. 트위터 갈무리
아드리안 바틀렛의 딸 브룩. 트위터 갈무리

학부모 아드리안 바틀렛은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가리고 부끄러워하게끔 만들었다”며 “학교가 멋대로 편집한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해 다른 학생들의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학칙상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는 학생의 사진은 졸업앨범에 실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학생을 졸업앨범에 넣기 위해서는 포토샵이 최선이었다”고 설명했다.

바트람 트레일 고교는 공립학교로서 세인트존스 카운티의 복장 규정을 따른다. 이 규정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노출이 심하거나 주의 산만한 옷은 입을 수 없다. 구체적으로 갈비뼈나 속옷이 드러나는 상의, 무릎 위로 10cm 이상 올라가는 짧은 치마와 바지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학교 측은 졸업앨범을 반환할 경우 비용을 환불해주겠다고 했으나 학부모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일리 오키프의 보호자 타린 오키프는 “다른 학부모들과 학교 이사회에 참석해 해당 복장 규정의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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