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5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소동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는데 방안에서 앙상하고 멍든 여자아이가 발견돼 경찰이 여성을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했다.
8일 YTN에 따르면 지난 3월 강원도 춘천의 한 주택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방 안에 있던 5살 난 여아 A 양을 발견했다. 경찰이 공개한 발견 당시 사진을 보면 A 양은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환자복으로 추정되는 큰 바지를 입고 있다.
A 양은 쇄골이 툭 튀어나왔고 손목과 발목도 뼈만 남은 것처럼 앙상했다. 병원에서 잰 A 양의 몸무게는 10kg, 2세가량의 발육 수준에 불과했다. 온몸엔 긁힌 자국이 있었고 시퍼런 멍 자국도 선명했다. 머리카락도 아무렇게나 잘라 듬성듬성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양은 2019년 말부터 외할머니 B 씨(54)와 몇 년 전 이혼한 엄마 C 씨(27)와 함께 살았다. 이들은 A 양을 도구로 폭행하고 하루 한 끼만 먹이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 왔다.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아이가 소변을 못 가리고 집 안을 자주 어질러 훈육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양의 외할머니 B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하고 엄마 C 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아동 보호 시설로 옮긴 A 양은 현재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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