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이 숨졌다. 참사를 목격한 주민은 “마치 공포·재난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심형석 씨는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심 씨는 “찰나였다. 영화처럼 건물 하나가 덮치면서 통째로 깨졌다. 그러면서 그 뒤로 구름처럼 뿌옇게 돼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영화 미스트처럼 돼서 몇 십초 동안 앞이 안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 씨는 사고 조짐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깨지는 소리가 났다. 건물 깨지는 소리 같은 게 들렸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오전부터 공사장 인부들이 가림막을 설치했기 때문에 철거 작업 소리로만 생각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평소 불안감에 사고 현장에 있던 버스정류장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 씨는 버스정류장 자체를 폐쇄하거나 통제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는 지적도 내놨다. 심 씨는 “지금 조선대학교 쪽에 지하철 공사를 하는데, 차량들이 도는데 버스정류장이 걸린다. 거기는 버스정류장을 없애버렸다. 위험요소를 그렇게 제거하더라”라며 “그런데 여기는 가림막을 했는데, 솔직히 가림막이 큰 돌이나 건물에서 떨어졌을 때 보호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엔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이 이뤄질 예정이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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