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사법연수원 시절 고위법관, 술 따르라며 뒤통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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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0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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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 사망 사건에 공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이수진 의원실 제공)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이수진 의원실 제공)
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10일 공군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도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문제제기를 했다가 조직적 회유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부 현안질의에서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꽃 같은 대한민국 딸을 잃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과거 직접 겪은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예전에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고위직 법관이 제 뒤통수를 치면서 술을 따르라고 했다”며 “그래서 사과를 요구했더니 다시 한번 뒤통수를 치면서 ‘여자가 말이야, 남자가 따르라는 대로 술 따라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를 받겠다고 (요구)했는데 저도 한 달 이상 조직적인 회유를 당했다”며 “그래서 1년간 사법연수원 휴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그 지경이 돼서 1년간 아무것도 못 했다”며 “그런데 여군인 이 중사는 (남성 위주) 조직 내에서 고립감, 무기력감이 얼마나 컸겠느냐. 도대체 그 심리상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실지 절망감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이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이 중사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을까’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고, 서 장관은 “사건 초기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군내의 도움의 손길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군 훈령과 내부 지침이 있었는데 따르지 않았다”며 “양성평등센터에서는 보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초동수사도 잘못됐다. 수사를 안 하고 있다가 (피해자가) 사망하니까 (가해자를) 구속 수사했다. 그리고 조직적으로 회유하고 은폐했다.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여군을 동료라고 생각이나 하느냐”고 질타했다.

서 장관은 “많이 부족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정말 여군을 동료로 (생각한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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