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10일 공군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도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문제제기를 했다가 조직적 회유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부 현안질의에서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꽃 같은 대한민국 딸을 잃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과거 직접 겪은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예전에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고위직 법관이 제 뒤통수를 치면서 술을 따르라고 했다”며 “그래서 사과를 요구했더니 다시 한번 뒤통수를 치면서 ‘여자가 말이야, 남자가 따르라는 대로 술 따라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를 받겠다고 (요구)했는데 저도 한 달 이상 조직적인 회유를 당했다”며 “그래서 1년간 사법연수원 휴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그 지경이 돼서 1년간 아무것도 못 했다”며 “그런데 여군인 이 중사는 (남성 위주) 조직 내에서 고립감, 무기력감이 얼마나 컸겠느냐. 도대체 그 심리상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실지 절망감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이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이 중사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을까’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고, 서 장관은 “사건 초기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군내의 도움의 손길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군 훈령과 내부 지침이 있었는데 따르지 않았다”며 “양성평등센터에서는 보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초동수사도 잘못됐다. 수사를 안 하고 있다가 (피해자가) 사망하니까 (가해자를) 구속 수사했다. 그리고 조직적으로 회유하고 은폐했다.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여군을 동료라고 생각이나 하느냐”고 질타했다.
서 장관은 “많이 부족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정말 여군을 동료로 (생각한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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