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대표 “위험 건물 방치 지적한 것…버스기사 비난 아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희생자들이)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 현장이 되어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주에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피해자 유가족들을 만났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후진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지금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늘 되풀이 되는 말이지만 역시 이번에도 인재인 것 같다”며 “현장 관리 소홀, 안전 불감증, 전반적인 관리 부실이라는 산업현장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공사 과정에 불법 재하도급이 있었고,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한 석면 철거를 무허가 부실업체에 맡겼다고 한다”며 “제대로 된 안전관리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가 아닌 시민이 지나가다 보더라도 위험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대로변”이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많은 시민들이 위험성을 경고하는 민원을 동구청에도 제공했다고 하는데, 왜 이런 민원이 접수가 되서 현장 확인 조치가 안됐는지 답답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측은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전체 워딩을 보면 하필 공사장이 있어서 안타깝다는 내용”이라며 “주체가 공사장이지, 버스기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대표도 “회의에서 제가 했던 말의 취지는 ‘그 위험한 5층짜리 건물해체 작업을 방치했다’는 것”이라며 “사고가 커진 게 ‘기사가 버스정류장이어서 불가피하게 서행하고, 정차를 하려하는 순간에 건물이 붕괴돼서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버스정류장이 아니었다면, 버스정류장을 동구청이 10~20m 옮겨놨다면, 버스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붕괴됐다면, 인간의 본능으로 기사가 좀 엑셀을 밟았으면 붕괴 시점을 좀이라도 피해서 뒷부분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취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9일 오후 4시 22분경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건물이 무너지면서 버스가 매몰돼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크게 다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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