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수천억 원의 복권 당첨자가 나왔다. 좋은 소식이지만 당첨 금액이 너무 커서 마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1월 메릴랜드주 로나코닝에서 누군가 7억 3100만 달러(약 8300억 원)짜리 파워볼 복권에 당첨됐다.
이 금액은 메릴랜드에서는 제일 많은, 미국 전역에서는 다섯 번째로 가장 큰 당첨금액이다.
이에 낙후된 폐탄광촌으로 400가구 남짓 남아있는 로나코닝은 난리가 났다. 마을 사람들뿐 아니라 소식을 들은 외지 사람들이 로나코닝으로 와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첨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메릴랜드는 복권 당첨자가 당첨 여부를 비공개하는 것이 가능한 7개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당첨복권을 판매한 가게의 주인인 리처드 레이븐스크로프트가 많은 이들의 적선 요구를 받고 있다고.
그는 “사람들이 ‘안 주면 말고’ 식으로 돈을 요구한다”라며 “당첨자를 알 길이 없으니 그 복권을 판매한 내게 묻는다”고 말했다.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친척을 도와야 해서”, “농장 운영이 힘들어서”, “전기톱을 구매해야 해서” 등 이유로 애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당첨자로 의심 받는 한 커플은 여기저기서 오는 이들의 동냥 공세에 일상이 마비돼 지역 신문에 헛소문이라고 기사를 내기도 했다.
레이븐스크로프트는 “매주 복권을 사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 발길을 끊었더라”며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그를 당첨자로 추측하기도 했다.
한편 당첨자는 당첨금을 30년 분할 대신 한 번에 받는 방식을 택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세금까지 계산해 실제 수령액은 3억 6700만 달러(약 4200억 원)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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